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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강릉 여행

by JoyfulYouAndI 2025. 5. 27.

1. 바다를 품은 도시 정동진

강릉을 대표하는 여행지 중 하나는 단연 정동진입니다. 정동진은 서울 광화문에서 정동 방향에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해돋이 명소로도 유명한 해변 마을입니다. 기차역과 해변이 바로 맞닿아 있어 바다 바로 옆 철길을 걷는 독특한 풍경은 강릉만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줍니다.

정동진역은 바다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역으로, 실제로 KTX 강릉선이 이곳까지 운행되면서 접근성도 좋아졌습니다. 바다를 향해 달리는 열차의 풍경은 그 자체로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집니다. 역을 내려서 몇 걸음만 옮기면 푸른 동해가 눈앞에 펼쳐지고 새벽이면 수평선 위로 해가 떠오르는 장관이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정동진 시간박물관은 이곳의 또 다른 명소입니다. 과거 시계 제조 공장이었던 건물을 개조한 이 박물관에는 1700년대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종류의 시계가 전시되어 있어 시간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도 놓치면 아쉬운 코스입니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자연스레 마음이 가라앉고 도시의 소음과는 다른 고요한 시간이 흘러갑니다. 이곳은 가족 단위 여행객은 물론 혼자 조용히 사색을 즐기려는 이들에게도 안성맞춤인 장소입니다.

강릉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초당두부도 정동진 근처에서 쉽게 맛볼 수 있습니다. 특히 ‘초당순두부마을’로 불리는 구역에는 전통 방식으로 만든 순두부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여럿 있는데 대부분이 수십 년간 자리를 지켜온 곳들입니다. 바다 내음을 맡으며 따뜻한 두부 한 그릇을 먹는 경험은 소박하지만 강릉다운 순간입니다.

정동진은 단지 해변의 낭만을 넘어서 철도와 바다,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풍경을 선사하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도시의 시간 속에서 벗어나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느린 시간 속을 걸어보는 것도 큰 선물이 됩니다.

2. 전통과 예술의 거리 강릉 중앙시장

강릉 중앙시장은 단순한 재래시장을 넘어 지역 주민의 삶과 강릉의 문화를 동시에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구수한 어묵 냄새가 풍겨오고 좌판마다 가득한 건어물, 생선, 채소들이 지역의 살아있는 풍경을 보여줍니다. 이 시장은 1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며 지금도 활기를 잃지 않고 하루하루를 채워가고 있습니다.

강릉 중앙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먹거리는 단연 ‘닭강정’입니다. SNS와 방송을 통해 알려진 유명 닭강정 집 앞에는 언제나 긴 줄이 서 있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닭강정은 강한 단맛과 매콤한 양념이 조화를 이뤄 한 번 먹으면 잊기 어려운 맛을 남깁니다. 단맛이 강한 편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시장 분위기와 함께라면 그마저도 또 하나의 추억이 됩니다.

시장 골목 중간에는 ‘책방서로’라는 이름의 작은 독립서점도 있습니다. 책을 판매하는 목적보다는 강릉의 문화를 소개하고 지역 예술가들과 협업하는 소통의 장소로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시장이라는 공간 속에 감성이 녹아 있는 이 서점은 여행자들에게 또 다른 발견이 되곤 합니다.

중앙시장에서는 먹거리 외에도 직접 만든 도자기나 손뜨개 제품 지역 화가들의 그림까지 다양하게 만날 수 있어 강릉의 문화적 면모를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여느 대형 마트와는 다른 생생한 삶의 리듬이 있는 곳이기에 이 시장은 물건과 함께 이웃들과의 정과 문화가 나누기 때문에 공간을 넘어서 하나의 '작은 마을'처럼 느껴집니다.

비가 오는 날이라면 더욱 운치 있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우산을 들고 골목을 거닐다가 어묵 한 꼬치를 손에 들고 잠시 멈추는 그 순간이 강릉의 진짜 매력일지도 모릅니다.

3. 예술로 물드는 공간 강릉 아르떼뮤지엄

조용히 자연과 예술을 함께 느끼고 싶다면 ‘강릉 아르떼뮤지엄’이 제격입니다. 2021년 문을 연 이 공간은 국내 유명 디지털미디어 아트 그룹 ‘디스트릭트(d’strict)’가 만든 몰입형 전시관으로, 제주, 여수에 이어 강릉에 문을 열며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강릉 아르떼뮤지엄은 폐공장을 리모델링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연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작품들이 가득합니다. 내부는 총 12개 전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모든 전시는 거대한 스크린과 음향, 향기를 이용해 관객이 마치 자연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꽃’, ‘파도’, ‘숲’ 같은 자연 소재를 디지털로 구현해 눈앞에서 변화하고 흐르는 이미지들이 관람객을 압도합니다.

이곳에서는 사진보다 직접 체험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발밑에 꽃잎이 흩날리고 사방에서 파도 소리가 들리는 공간에서는 누구든 쉽게 일상의 감각을 잊고 예술이라는 또 다른 차원의 세계에 몰입하게 됩니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전시의 난이도와 주제도 조화를 이루고 있어 가족 단위 관람객도 많습니다.

전시 공간 안에는 간단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카페도 함께 운영되고 있습니다. 예술 작품 안에서 마시는 커피는 그 자체로도 작품의 일부처럼 느껴질 만큼 특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아르떼뮤지엄은 자연과 예술을 새롭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이며 강릉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자연경관과 전통이 어우러진 강릉에 이처럼 현대적인 감각의 예술 공간이 더해져 색다른 매력을 더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