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림순대타운
관악구를 대표하는 미식 명소로 단연 꼽히는 곳이 바로 신림순대타운입니다. 1980년대 초반부터 형성된 이 순대 골목은 지금은 신림역 3번 출구 인근에 자리한 ‘신림순대타운’ 건물 안에 20개 가까운 순댓국 및 순대볶음 전문점들이 밀집해 있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곳을 방문하면 ‘서울 토박이’들이 말하는 진짜 옛날식 순대볶음을 만날 수 있습니다.
순대 종류도 다양합니다. 기본 찹쌀순대는 물론 당면 대신 선지나 채소를 넣은 오소리감투, 염통, 간 등 내장 부위도 같이 먹을 수 있습니다. 특히 매콤한 양념의 순대볶음은 철판에 직접 볶아내는 형태로 나오며 대파와 당면, 양배추가 가득 들어가 있어 포만감과 중독성 모두 뛰어납니다. 대표적으로 원조백순대와 원조백곱창을 팔고 있습니다. 먼저 백순대의 경우 양념없이 순대와 야채가 같이 나오고 볶아서 먹을 수 있는데 깻잎에 양념을 찍어 먹으면 신선한 깻잎향과 맛있는 순대가 어우러집니다. 백곱창의 경우 순대 대신 곱창이 들어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둘다 맛보고 싶다면 각각 시켜서 한 철판에 볶아서 드실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항상 두 메뉴를 같이 시켜서 모두 맛보는 편입니다.
이곳의 큰 매력 중 하나는 사람 냄새 나는 분위기입니다. 주방 앞에 앉아 사장님이 순대를 써는 모습을 구경하며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정겨움이 느껴집니다. 많은 가게가 새벽 늦게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늦은 밤이나 새벽에도 방문이 가능하며 주변에는 시장 골목과 찜질방 등 다양한 생활형 공간도 있어 새벽에 방문했다면 눈을 붙이고 자고 갈 수 도 있습니다.
관악구 주민들의 소울푸드인 신림순대는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아오며 서울 안에서도 오랜 세월 사랑받는 로컬 맛집의 위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혼자 가서 먹기에는 조금 양이 많을 수 있어서 2~3인이 함께 방문해서 저렴한 가격에 넉넉하게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남쪽 관악구의 전통있는 미식 세계를 경험하고 싶다면 신림순대타운은 반드시 들러야 할 장소입니다.
2. 관악산
관악구를 대표하는 자연 명소는 바로 관악산입니다. 서울과 안양, 과천을 가로지르는 이 산은 해발 632.2m로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기암괴석과 능선 그리고 암벽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지형으로 인해 등산 애호가들 사이에서 ‘도심 속 바위산’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관악산의 주봉인 연주대는 조선 시대 연주암이라는 사찰이 있었던 곳으로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관악산 등산은 초심자부터 상급자까지 다양한 코스로 나뉘어 있습니다. 처음 관악산을 갔을 때는 초등학생 때 할머니와 함께 등산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관악구에서는 서울대입구역과 낙성대역 그리고 신림역 등에서 등산로 입구로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만개하며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이 산 전체를 물들여 다양한 자연의 색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숲 속이 그늘을 만들어 시원한 산책 코스로도 좋고, 겨울철 눈 덮인 관악산은 사진 애호가들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또한 관악산에는 작은 사찰과 암자가 곳곳에 있어 조용히 사색하며 걷기에 좋습니다. 걷다보면 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흙 냄새와 맑은 공기와 다양한 새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관음사, 삼성산성, 연주암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며 이곳에서 만나는 돌탑은 마음을 안정시켜주며 여행의 긴장을 풀어주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합니다. 평일 낮 시간에도 많은 지역 주민들이 산책 삼아 오르내리는 모습은 이곳이 지역주민의 삶의 일부분임을 보여줍니다. 관악산은 무엇보다 서울에서 가까우면서도 도심의 소음에서 벗어나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제대로 된 등산 코스를 경험하고 싶거나 잠시 오랫동안 걷고 싶다면꼭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능선에서 내려다보는 서울 시내의 전경을 보며 후회하지 않을거라 확신합니다.
3. 서울대학교
관악구에 위치한 서울대학교는 학문의 중심지이면서 훌륭한 문화적, 자연적 탐방지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1975년 관악캠퍼스로 이전한 서울대학교는 약 4백만제곱미터가 넘는 대규모 캠퍼스를 자랑하며 산지형 지형에 맞춰 조성된 건물 배치는 마치 작은 도시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에 처음 갔을 때는 외삼촌 졸업식에 따라 갔을 때입니다. 상당히 큰 서울대학교를 보며 학교라기보다 큰 산성으로 둘러싸인 도시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서울대 캠퍼스는 봄철 벚꽃 명소로 유명합니다. 행정관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벚꽃길은 매년 4월이면 만개하여 서울대 학생들뿐 아니라 외부 방문객도 많이 찾는 곳이 됩니다. 여름에는 푸른 잔디밭과 울창한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줘 산책이나 조용한 독서 장소로도 좋습니다. 가을에는 낙엽이 흩날리는 교정이 잔잔한 감성을 더해줍니다.
서울대학교 미술관은 캠퍼스 내 위치한 현대적인 미술 공간으로 다양한 기획 전시와 소장품 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예술을 쉽게 접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미술관은 국내 최초의 대학미술관입니다.
또한, 서울대 캠퍼스 내에는 박물관이 있는데 이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대학교 박물관으로 알려져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온다면 한 번 들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박물관은 공룡 화석, 광물, 식물 표본 등 다양한 전시물이 마련되어 있어 어린이들의 교육적인 체험 공간으로 인기가 높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이 박물관의 소장품은 약 7,000여점이며 발굴 유물은 수만 점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입니다. 주말이나 휴일에 캠퍼스를 거닐다 보면 대학 특유의 자유롭고 조용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학문과 예술, 자연이 어우러진 서울대학교 캠퍼스는 관악구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소중한 공간입니다.